여행

대학원생의 위대한(?) 일탈 - 누가 뭐래도 그 때 꼭 가겠어 - D+15, 세비야 (OUT은 16일 아침)

아주흔한김선생 2015. 3. 15. 20:03

※ 모든 여행기에 포함되는 여행 일정과 여행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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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 일정

여행 일정표

 

2. 여행 목표

 

1) 포르투에서 포트와인 잔뜩 마시고 잔뜩 사서 귀국하기

2) 런던에서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보기

3) 아름다운 주경&야경 촬영

4) 여행기를 쓰기 위한 사진과 정보 수집

5) 맛있는 음식 예산 한도 내에서 마음껏 먹기

6) 유럽의 유명 과학관 집중 답사

 

3. 여행 신조

 

천천히 걷고 보고 찍고 먹고 즐기자.

 

 

 

 

느즈막히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며 세비야에 대한 인상을 정리했다. 원래 일기 전혀 안 쓰는 성격인데,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밥에 대한 인상, 사건사고 내용, 그냥 힘든 거 등 정말 다양한 얘기를 일기에 쏟아냈다. 일기를 쓰면서 쉬고 있는데, 호스텔 직원이 워킹투어(walking tour)를 가보지 않겠느냐고 하길래, 포르투에서 한 번 가본 거 이번에도 가보기로 했다. 집합 장소는 과달퀴비르 강 옆으로 흐르는 운하(Canal de Alfonso XIII) 변에 있는 황금의 탑(Torre del Oro) 였다.

 

 

집합 장소로 가다가 대성당 한 컷. 역시 담기 힘들다.

 

 

별 것 없지만 너무 예쁜 집. 깨끗하고 하얀 벽 때문인가

 

 

스페인광장 중앙 건물

워킹투어 시작까지 시간이 좀 남았는데, 파란 하늘로 스페인광장을 다시 찍어보고 싶어 다시 왔다.

 

 

건물의 왼쪽 날개

 

 

짧은 운하가 있어 날씨가 좋을 때 보트를 타며 즐길 수 있다.

 

 

멀리서 한 컷

있다가 밤에 다시 야경 찍으러 올게

 

 

집합 장소 운하(Canal de Alfonso XIII) 파노라마 - 클릭해서 보면 좋아요

 

워킹투어란 현지 가이드가 불특정 다수 관광객을 이끌고 정해진 코스를 걸으며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관광 코스이다. 보통 호스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이드도 한다. 자기 지역 문화를 꽤 잘 알고 국제적인 문화 알리미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 팀에 10~15명 정도의 관광객이 참여한다. 호스텔에서 다양한 안내자료를나눠줄 때 워킹투어 안내자료도 같이 주는데, 이걸 보고 어느 투어에 참여할 지 고르면 된다. 기본적으로 워킹투어는 무료이며, 어느 기관이나 회사가 껴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수익을 내는 투어가 아니다. 다만, 유럽식 문화답게 가이드에게 일정 금액을 팁으로 낸다. 액수는 자유이며, 1 유로 미만으로 내도 기분만 나빠할 뿐 문제가 생기는 건아니다. 보통 5 유로를 내며, 만족스러운 경우 10 유로까지 내면 적절하다. 보통 투어는 현지어와 영어 두 종류가 있으며, 자신 있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영어 의사소통에 자신감이 없는 경우는 워킹투어를 추천하지 않는다.

 

내가 참여한 투어는 세비야를 여행할 때 잘 가지 않는 지역, 알폰소 16세 운하(Canal de Alfonso XIII) 건너 타리아나(Tariana) 지방을 도는 투어였다. 동양인은 나 하나였고, 미국/유럽 쪽 사람들이 6명 정도 있었다. 타리아나 지방을 쭉 걸어다니며 이것저것 보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기억에 남길만 한 것은 없었다. 타리아나 쪽이 중세 때 추방당한 사람들이 가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집시들이 모여서 살았다고 한다. 워킹투어는 강제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좀 같이 걷다가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빠져도 무방하고, 나처럼 사진을 오래 찍을 사람 역시 빠졌다 다시 합류하면 된다. 그런데 이 때는 사진 찍을 것도 몇 없었다.

 

 

 

점심 먹으러 온 식당

가이드가 맛집을 안다 그래서 함께 왔다.

 

 

메뉴판과 주방

 

 

맨 왼쪽 사람이 가이드

 

 

워킹투어에 참여한 사람들

맨 왼쪽 사람인가? 기억은 안 나는데,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친 적 있다고 했다.

 

 

샹그리아 - 언제 마셔도 맛있다.

 

 

대구 요리(정확한 명칭은 적어놓지 않아서 기억이..)

식전빵에 샹그리아, 대구요리 합쳐서 6.4 유로 냈다. 가이드가 먼저 가봐야 한대서 식당에서 팁을 5 유로 줬다. 유럽 사람들은 점심에도 다 술 마시는 줄 알았는데 그냥 still water 시켜 먹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선 물 그냥 줘서, 나는 유럽에서 식당에 가면 물만 시키기가 좀 아쉬웠다. 물도 시키고 술도 시켜야 제맛.

 

우리끼리 나와서 다시 세비야 중심지 쪽으로 걸었다. 이런 저런 얘길 하면서 걷는데 너무 더워서 다같이 젤라또를 먹었다(3.15 유로, 비싸다..). 나는 다시 스페인광장으로 가서 사진을 찍어야 했으므로, 곧 일행에서 빠졌다. 굳이 타리아나 쪽을 관광할필욘 없지만, 굳이 가겠다면 워킹투어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여행 목적 중에 사진의 비중이 적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서로 다른 시간의 서로 다른 모습을 찍기 위해 스페인 광장에 세 번이 나 갔다. 특히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은 나름 날씨도 좋은 밤, 매직아워(일출 후 30분, 일몰 전 30분)에 찍은 사진이라, 특수 장비(핼리캠, 고층 건물 출입권? 등) 없이 찍을 수 있는 꽤 좋은 사진이라 보면 된다.

 

 

일몰녘의 스페인광장

 

 

오른쪽으로 달이 뜨고 있다.

스페인광장과 마리아 루이사 공원은 세비야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산책 장소인 것 같았다.

 

달이 꽤 높이 올라왔다.

 

 

가로로 찍고

 

 

세로로 찍고

 

 

시간이 좀 더 흐르자 분수도 틀어준다.

 

 

건물 오른쪽 날개와 분수

 

충분히 사진을 찍은 다음 숙소로 이동하여 짐을 정리한 뒤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이틀 전 성공적으로 저녁을 먹었던 Los Coloniales를 추천해 준 호스텔 직원에게 부탁하여 다른 곳을 추천받았다. 역시 호스텔 근처의 타파스 식당이었으며 이름은 El Rinconcillo. 사람이 엄청 많았다. 종업원이 보이는 곳에서 기다리며 서성대는데, 연세 지긋한 웨이터가 혼자 왔나며 자리를 안내해줬다.

 

 

사람이 바글바글

저녁 8시 쯤인데 엄청 많은 사람이 저녁을 먹고 있다. 특히 스탠딩 테이블에 사람이 가득하다. 참고로 스탠딩 테이블에서 먹는 게 조금 더 싸다. 근데 가격은 제껴두고, 스페인 사람들이 이런 식사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삼삼오오 모여서 먹고 마신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정말 익숙치 않은 스탠딩 파티의 모습이다. 작은 스탠딩 테이블에 타파 몇 접시 놓고 술 한 잔씩 들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수다를 떤다.

 

 

레드와인 칵테일(샹그리아 아님)과 쇠고기 찜

이 가게는 메뉴판에 영어도 그림도 없었다. 더군다나 스페인 첫 도시라 언어에 대한 감각도 완전히 없던 시기. 메뉴 두 개를 추천 받아 갔는데, 종업원이 하나는 지금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별 고민 없이 "둘 중에 되는 그 메뉴랑 어울리는 걸로 하나 추천해 주세요"라고 했다. 종업원이 ㅇㅇ 하고 갔는데.....

 

 

고기와 감자튀김

아, 글쎄 고기에 또 고기를 주는 것이다! 미칠 노릇! 솔직히 하나가 고기면 다른 '어울리는' 메뉴는 고기가 아닌, 하다못해 생선이라도 줘야하는 게 아닌가?! 물론 난 싱싱한 샐러드를 기대했지만.... 그렇다고 여기다 하날 더 시킬 수도 없고, 맛은 있어서 그냥 먹었다.

 

 

가게의 모습

 

눈물나게 싱싱한 채소가 사무치는 밤이었다. 김치? 라면? 매운 맛? 이딴 것보다 싱싱한 풀, 정말 물기가 촉촉한 양상추 가득 넣은 샐러드가 사무치는 밤이었다. 말도 안 통하고 고기+고기+술을 먹어서 속은 더부룩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슈퍼마켓에서 오렌지 하나랑 토마토 하나 사이다 한 병을 사서, 호스텔 1층 식당에서 빡빡 씻어서 썰어먹었다. 파루에서 샀던 초콜린 지냐(Ginja)도 마셨다. 뭐라도 싱싱한 걸 못 먹으면 죽을 것 같았는데, 그나마 토마토와 오렌지로 속을 달래서 다행이었다. 이 경험 덕분에귀국 첫 날 제일 먼저 찾은 음식이 우리집 스타일 싱싱한 연어 샐러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