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현 시점에서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망겜인 이유

아주흔한김선생 2022. 11. 10. 19:39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망겜인 이유를 꼽자면 수도 없이 많이 나열할 수 있겠지만, 그건 각종 커뮤니티 의견에 맡기고 여기선 내가 생각할 때 가장 별로인 부분만 짚는다.

 

무늬만 PC 겜

보통 모바일-PC 크로스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게임이라면, 굳이 그렇게 운영하고자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손이 별로 안 가지만 특정 행동 후 일정 시간을 오로지 기다림으로 보내야 하는 컨텐츠가 있으면서, 동시에 그래픽이 엄청 좋거나 혹은 빠른 반응이 필요한 실시간 컨텐츠가 있는 경우에, 모바일 버전으로는 전자를 PC 버전으로는 후자를 하도록 게이머들을 유도하여 기다림에 대한 지루함과 특정 작업에 대한 몰입감을 동시에 성취하도록 하는 게 그 이유일 것이다.

 

대항해시대 오리진 PC 버전이 모바일 버전과 다른 점은 진짜 몇 없다. 1) 항해 시 WASD로 출발, 정지, 방향 전환이 가능한 것, 2) 성능 좋은 컴퓨터 환경에서 충분히 좋은 그래픽을 볼 수 있다는 것, 3) 낚시할 때 PC와 마우스의 빠른 반응 속도로 성공율이 높다는 것 정도인 것 같다. 하다못해 단축키도 없다. 엔터로 '예' 버튼을 누르게 한다거나, M 으로 맵을 연다든가 하는 등 웬만한 RPG에서 흔히 통용되는 단축키가 전혀 없다. 게다가 마우스 오른쪽 왼쪽 버튼이 주는 효과가 똑같다. 이거 진짜 웃긴 점인데,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하다 보면 왼쪽 오른쪽 버튼을 계속 반복해서 눌러도 똑같기 때문에, 실수로 다른 PC 작업을 하다가 왼쪽 눌러야 하는에 오른쪽 누르고 있고 하는 문제가 생긴다. 마우스 왼/오 버튼에 특화된 기능도 못 탑재하다니... 솔직히 이따위가 PC 버전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지 모를 정도이다. 현재 PC 버전 상태는, 모바일 버전을 블루스택 같은 앱플레이어로 돌리는 것만 못한 모양새다.

 

항해사 고용 시스템의 엄청난 피로감

일단 일반적인 항해사 고용 장면을 보자.

 

참고로 화면 전환될 때 그거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린 게 아니고 빨리 스킵하라도 광클 중이다. 말하자면 화면 전환을 일정 시간 막아놓은 셈. 항해사 고용 시스템은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각종 불합리한 시스템 중에서 가장 나쁜 사례라고 생각한다. (항해사에게 돈을 준다.) - (항해사 호감도가 높아진다.) - (고용)의 과정으로 항해사를 고용하게 되는데, 항해사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게이머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항해사 고용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 하나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처럼 하나하나 클릭해가며 조금씩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일종의 스크롤 바 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그걸 쭉 오른쪽으로 올리면 지급할 돈의 양과 함께 고용 확률이 정비례로 올라가도록 설계해 놓는다면, 현재보다 피로도나 소요 시간이 월등히 개선된다.

 

그렇다면 개발진은 왜 이따위로 설계해 놨을까? 정답은 그들만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블루젬을 회수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닌 가 추측한다. 블루젬은 유료 재화는 아니지만, 특별하게 게임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서 얻을 수 있고, 또한 게임에 오류가 발생하면 사과의 보상으로 뿌려지는 재화이다. 이를 논리적으로 구성해보면, (골드를 사용해 고용하는 방식을 매우 불편하게 설계한다.) - (블루젬을 사용하면 1초만에 과정이 끝나도록 설계한다.) - (블루젬을 소모하도록 강력하게 추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놨으니 개발진의 실수로 블루젬 좀 뿌려도 게임 경제가 망가지지 않는다.) - (게이머가 블루젬을 계속 갈구하도록 유도하여 게임에 쏟는 돈과 시간을 늘린다.) 정도일 것이다. 정말 치졸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다. 그럴듯하게 하려면, 차라리 항해사 수를 확 줄이고, 각 항해사마다 고용 퀘스트를 넣어서 내러티브 측면을 강화했다면, 캐릭터성에 끌려서 자연스레 게임에 몰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한국식 MMORPG로 개발되면서 이런 '치졸한 시스템'이 여러 군데에서 생길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로 사소한 부분까지 화딱지나게 만들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개발진에게 특정 성향이 있나 의심하게 되는 NPC 배치

아래 영상은 아프리카 지역 NPC인데, 아프리카는 초심자에서 중급으로 넘어가는 관문이라 많은 유저가 상당히 오랜 시간 지속해서 봐야 하는 장면이다. 솔직히 보기 싫고 기분 더럽다.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눈갱 주의)

 

 

 

 

 

 

 

 

 

 

(눈갱 ㅈㅅ)

 

아프리카는 전투 렙업 하다가 가장 많이 침몰하는 곳이기도 한데, 침몰-회항 후 출항소 직원 쳐웃는 모습 보면 매우 화난다. 조합 직원 모습은.... 왜 검은 눈이 아래 달려 있는지 ㅅㅂ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얘네들은 너무나도 보기 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