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여행기에 포함되는 여행 일정과 여행 목표 ※
1. 여행 일정

2. 여행 목표
1) 포르투에서 포트와인 잔뜩 마시고 잔뜩 사서 귀국하기
2) 런던에서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보기
3) 아름다운 주경&야경 촬영
4) 여행기를 쓰기 위한 사진과 정보 수집
5) 맛있는 음식 예산 한도 내에서 마음껏 먹기
6) 유럽의 유명 과학관 집중 답사
3. 여행 신조
천천히 걷고 보고 찍고 먹고 즐기자.
이날의 여행지는 리스본의 대표 근교 여행지, 신트라(Sintra)와 호까곶(Cabo da Rocca)이었다. 일단 배낭 여행자의 요충지 호시우(Rossio) 역으로 향했다.
호시우 광장
수첩에도 감탄을 써 놓았는데, 이날 정말 날씨가 좋았다.
호시우 광장의 분수
호시우 역 계단에 그려진 공익광고
이런 종류의 광고는 세계적으로 정말 많이 쓰이나보다.
호시우 역 개찰구
오른쪽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리스본-신트라, 리스본-까스까이스(Cascais) 왕복이 가능하며, 신트라 내부 버스, 신트라-호까곶, 까스까이스-호까곶 등 신트라, 까스까이스, 호까곶을 패키지로 돌 수 있는 대중교통 패스를 구입하면 된다. 가격은 15 유로. 모르면 옆 창구에 질문! 50%의 확률로 영어를 잘 한다.
Destination 호스텔 체인 중 하나인 호시우 역 지점
내가 묵었던 호스텔은 Sunset Destination이라고 카이스 두 소두르(Cais do Sodre) 역에 위치한 것이고, 이건 호시우 역 내부에 있다. Destination 호스텔은 체인이기 때문에 체인 중 하나에 묵고 있다는 증표를 보여주면 어느 지점에 가서도 거실과 화장실 정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나머지는 직원들에게 물어볼 것!
소요 시간을 기록해놓지 않았는데, 대략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참고로 기차의 진행방향 기준 오른쪽에 앉아야 좋은 풍경을 감상하면서 갈 수 있다. 도착한 뒤 기차역을 나서면 바로 한적한 신트라 '읍내'가 펼쳐진다. 우리나라로 치면 리스본 = 서울일 때 신트라 = 가평 쯤 되려나? 그런데 시골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동화속 마을 느낌이었다. 이게 다 만화영화가 심어준 잘못된 인식 때문임 ㅠㅠ 기차역을 나오기 전에 신트라 지도를 챙기고 역 안내원(국제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영어 잘 한다)에게 몇번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나와서 바로 정류장으로 가니 이런 안내판이 있었다.
신트라 지역 버스 지도
지도에서 위치를 잘 확인하고 맞는 번호의 버스만 타면 된다. 당일치지 관광객이라면 무어인 성(Castelo dos Mouros)과 페나성(Palácio da Pena) 등을 순환하는 434번 버스를 타면 된다. 지도에는 주황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참고로 기차역의 버스정류장 이름은 Sintra Centro Historica, 신트라 중앙역사지구 쯤 되겠다. 나 역시 무어인의 성을 먼저 가기로 정해놨기 때문에 434번 버스에 올랐다. 전체 지도 아래로 434번 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있다. 일정 짤 때 참고할 것. 또 참고로 이날 일정의 마지막인 호까곶를 가기 위해서는 연한 파랑색 403번 버스를 타면 한 40분쯤 걸린다. 뒤에서 자세히.
무어인 성 입구 매표소 사진
몰랐는데 입장표를 패키지로 판다. 나는 무어인 성과 페나성을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COMBINED TICKETS" 항목의 맨 위의 것으로 샀다. 다른 곳을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 둘만으로 충분히 넓어서(!) 다른 곳에 갈 시간이 없다. 당일치기의 한계.
무어인 성 전체 지도
크기는 둘째치고, 이런 성을 이런 험준한 산 위에 쌓았다는 게 참. 외국인이 남한산성 구경하면 똑같이 생각하겠지?
그런데 지도에서 본 것에 비해서 그렇게 많이 걷진 않았다. 버스가 험준한 산을 다 올라와 줘서 그런 느낌? 성벽에 오르자 탁 트인 신트라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역시 성을 짓기 딱 적절한 곳이다. 적이 침공해오는 것을 한 이틀 전부터 알았을 것 같다.
신트라 중앙역과 도심
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구불구불한 성벽
지금 다시 보니까 만리장성의 일부 같은 느낌이다. 왼쪽 귀퉁이에 페나성이 작게 보인다.
역시 관광지라면 쌍안경이지!
멋있다.
성벽을 따라 제비꽃(?)이 피어 있다.
성벽과 신트라 시내
파랑, 파랑, 그리고 파랑.
멀리 보이는 페나 성. 층구름이 낀 모습이 신비롭다.
지도상으로 보면 당연히 무어인 성을 보고 바로 페나성을 봐야하지만, 배가 너무 고팠기에 시내로 후퇴하였다. 신트라라는 도시 자체가 무어인 성과 페나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지이기 때문에 맛집이 있을 것이라 바라지 않았다. 도심 쪽으로 이동해서 조금 둘러보다가 테라스가 넓게 있는 식당에 자리 잡았다. 상호명을 못 찾았다. 아마 조리실은 따로 식당 내부에 있고 식사 장소만 밖에 둔 것 같았다. 역시 유럽. 뭐 시킬까 고민하다 가난한 여행객의 단골 메뉴 Menu del Dia (오늘의 메뉴)를 시켰다. 가격은 12 유로. 근데 종업원이 영수증을 줄 때 "팁 불포함"에 줄을 긋고 줘서(!) 팁도 좀 줬다. 유럽 식당에서는 팁을 따로 받는다는 편견과 달리, 요즘 대도시 식당은 대부분 팁이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만, 신트라 같이 작은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자, 이제부터 메뉴 확인 들어갑니다. (타짜 bgm)
빵과 수프
"오늘의 메뉴"에 빵이 포함되어 있다길래 마음껏 먹었다. 빵이랑 수프만 먹어도 충분할 정도? 유럽의 빵은 어디에서 먹으나 맛있다. 수프는 얼큰하니 맛있었다. 푹푹 익힌 채소도 들어 있고.
메인 원 플레이트
거대한 닭고기, 샐러드, 감튀, 밥. 샐러드! 샐러드라니! 유럽에서 돈 없을 땐 무조건 이런 걸로 배 채우면(ㅠㅠ) 되겠더라. 지금 봐도 양이 참 많다. 당시엔 하도 많이 걸어서 이걸 먹고도 저녁 때가 되면 배가 고팠다. 마지막으로 에스프레소도 나왔는데 그건 안 찍었다. 유럽의 에스프레소는 ... 캬.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주는 에스프레소 같은 걸 먹어주면 안 된다.
먹었으면 다시 시작이다. 페나성으로!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돌로 포장된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페나성 입구가 나온다. 어쩜 성을 저렇게 칠해놨나 싶을 정도로 색이 은은하고 이쁘다. 방어를 위한 성이라기보단 휴양을 위한 성 느낌?
입구에서 올려다 본 페나성 첨탑
페나성 내부로 들어가는 길. 아름답다.
빨파노. 사진 왼편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보수작업은 중요하니까.
페나성에서 본 무어인 성과 신트라 시내.
사진으로 다시 보니까 페나성이 훨씬 높은 곳에 있다. 페나성에 거주하다가 3일 전에 쳐들어오는 적을 발견하고 무어인 성 가서 대기 타면 될 것 같다. (=소설)
'최근에 덧붙인 시멘트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들게 한 성벽. 암튼 견고해보였다.
관광객들이 페나성 인증 사진을 찍은 곳.
사람들이 거의 줄 서서 찍는 수준이라, 사람 없이 순순하게 풍경만 담기 힘들었다. 촬영 대기 자세로 한 15분은 서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성공! 아름답다. 커플들이 서로 찍어주곤 하던데...
페나성의 본탑. 시계도 달려 있다.
페나성의 입구와 포르투갈 국기.
페나성에는 노란색 아치가 참 많다.
역시 빨파노.
그런데 페나성을 찍으면서 느낀 거지만, 페나성을 가장 아름답게 찍으려면 항공기에서 찍어야할 것 같다. 내부에서 성 전체를 아름답게 담을 구도가 잘 안 나온다. 게다가 산 꼭대기에 지어놔서 어디 다른 곳에서 찍을 수도 없다.
페나성 내부 박물관. 왕과 귀족들이 식사하던 곳. 금식기라니 ㄷㄷ
포르투갈의 모양(모자이크 비스무리)과 색(파랑)이 가득한 정원
예배당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 햇빛이 강하게 들어서 바닥에도 선명한 무늬가 생겼다.
왕비의 방이었던 거 같다. 그림 + 아기자기 시계 + 아름다운 인테리어.
이정도까지 페나성 관람을 마치고, 호까곶으로 가는 403 버스를 제 시간에 타기 위해 중앙역 쪽으로 내려왔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중심가를 좀 둘러봤다. 여행하는 내내 프렌즈(스페인, 포르투갈 편) 여행책의 맛집 소개를 믿지 않았다. 그런데 신트라는 한 곳만 있어서, 게다가 디저트류를 파는 까페가 소개되어 있어서 한 번 가봤다. 상호명은 Piriguita. 점심 먹을 광장 바로 근처에 있다. 여행책에서 케이자다라는 것이 맛있다 그래서 그것(0.8 유로)과 영문 설명만 보고 시킨 트리바세루(1.25 유로), 그리고 홍차(1.2 유로)를 시켰다.
왼쪽부터 홍차, 트리바세루, 케이자다
케이자다는 굉장히 고급스런 누네띠네 느낌이다. 바삭바삭하고 완전 달다. 속에는 치즈가 들었다는데 치즈보다는 잼의 느낌이다. 굳. 트리바세루는 별로 맛 없다. 겉 껍데기가 질겨서 먹기도 귀찮다. 케이자다는 10개 사서 들고다니면서 먹으면 좋을 듯.
Piriquita 가게 내부. 허름한듯 공주풍인듯 이중적이다.
친근한 동네 빵집 분위기. 종업원들이 참 붙임성 좋았다.
작고 이쁜 가게 입구. 저 "OLA" 아이스크림 전단딱지는 어딜 가나 붙어 있다.
가게는 요렇게 생긴 골목에 있다.
노랑노랑한 건물과 포르투갈 특유의 파랑파랑이 들어간 타일 골목이 이쁘다.
신트라의 중심 시가지(?)
왼편에 있는 빨간 식탁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었다. 하얀 식탁 테라스는 다른 식당 자리다. 근데 뭐 메뉴는 비슷하다.
신트라의 중심 시가지
왼쪽 골목에 Piriquita가 있다.
중간에 주류상사에 들러서 지냐(Ginja)라는 술을 샀는데 사진은 없다. 지냐와 진지냐라는 말이 둘 다 쓰이는데, 체리 비슷한 열매로 만든 발효 증류주이다. 엄청 새콤달콤하면서 소주 같이 맑지 않고 동동주 정도로 진하다. 진지냐는 초콜릿으로 만든 잔에 따라서 한꺼번에 입에 넣고 먹는게 제일 맛있다고 한다. 이곳 저곳 다니면서 시음해 봤는데 그냥 지냐보다 초콜릿 지냐가 더 맛있어서 750 ml 한 병 샀다. 가격은 18 유로. 내 취향에 맞는 달콤하고 도수 높은 술이었다. 사진을 못 찍다가 여행 후반부에 바르셀로나에서 한 장 겨우 찍었다. 마시느라 정신이 없었나보다. 술 색은 완전 진한 다크초콜릿 색이다.
초콜릿 지냐 병
아무튼 출발 시간이 되었고 오후 5시 10분 403번 버스를 타고 호까곶으로 향했다. 광역버스 느낌이었다. 꽤 오래 갔다. 한 시간 정도? 신트라 중앙역에 있던 403버스 시간표를 핸드폰으로 찍어놓은 게 참 다행이다. 여행하면서 정보를 다 챙겼다고 하는데도 가끔 빠뜨린 게 있어서 좀 아쉽다.
403번 버스 노선과 시간표. 오른쪽이 신트라 출발 시간이다.
호까곶은 그리 대단한 곳이 아니다. 그냥 유럽 최서단일 뿐이다. 완전 시골이고 집도 몇 채 없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는 기상연구소스런 건물과 관광안내소가 전부이다. 유럽 최서단 방문 증명서를 끊어주는데(라고 쓰고 판매라고 읽는다), 가격이 무려 11 유로다. 미친 짓이라 생각하고 돌아서는데 어떤 유럽 사람은 끊고 있더라. 일몰을 기다리면서 호까곶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그래봐야 20분도 채 안 걸리지만.
호까곶의 상징
대서양과 호까곶 절벽
까마득한 절벽
최근 어느 뉴스에서 여행객 부부가 호까곶에서 셀카 찍다가 추락해서 죽었다는 얘길 봤는데, 진짜 조심해야 될 지형이긴 하다. 만용은 금물.
호까곶의 생태
다시 호까곶의 절벽. 아름답다.
푸른 들판 위에 등대를 비롯한 연구소스런 건물이 있다.
왔다갔다하면서 잡은 스팟에서 대기하다가 찰칵. 일몰의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흐른다.
꼴까닥 넘어갔다
완전 쾌청한 날씨여서 오메가를 볼 수 있을까 기대하였으나, 너무 맑았기 때문에 실패했다. 많이 아까웠다.
해가 지고 어슴푸레한 호까곶. 사람들이 흩어지고 있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보랏빛으로 변한 호까곶
이것을 마지막으로 3월 10일 여정을 마쳤다. 돌아오는 길은 완전 어두컴컴했다.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카스카이스에 도착했다. 어두컴컴한 카스카이스는 진짜 작은 도시였다. 해변이 아름다워 해수욕 가능한 계절에만 반짝하고 사람이 몰린다는 게 진짜였나보다. 카스카이스를 통해 리스본으로 돌아온 이유는 그곳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리스본 숙소가 위치한 카이스 두 소두르 역으로 가기 때문이다. 역시 엄청 졸면서 리스본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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